기호와 로고 타입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진 특성 이라고 할 수 있다. 디자이너는 이를 창작할 때 새롭고 신선하게 접근해야 한다. 로고타입 디자인에서 글자의 조합은 어느 정도 정해져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의식적으로 요소를 만나게하고 가치를 대립시켜야만 기존의 글자를 넘은 새로운 형태의 표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호의 형상은 인쇄되지 않은 영역과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인식된다. 즉, 인쇄된 부분과 인쇄되지 않은 영역이 합해져 전체의 형태가 결정되는 것이다. 인쇄되지 않은 부분은 의미 없는 빈 곳이 아니라 인쇄된 부분의 요소다.
인쇄되지 않은 영역의 범위와 밝기는 인쇄물 전체의 디자인 계획에 포함돼야 한다. 그렇지만 흰 공간의 효과를 위해 인쇄되지 않은 영역을 과하게 남기는 것은 피해야 한다. 현대 타이포그래피에서 여백은 문자나 기호를 위한 수동적인 배경이 아니다. 흰 공간과 타이포그래피 기호는 평면에서 동등한 작용을 한다. 기호 사이의 공간은 인쇄된 영역과 교차하거나 맞서는 보이지 않는 선의 역학이 작용하는 장이 된다. 타이포그래퍼는 인쇄되지 않은 공간에 숨어 있는 장식적인 힘을 파악해 그 기능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그림과 문자를 조합하는 것은 그래픽 디자이너가 일하는 특별한 화성 harmonics의 세계를 보여준다. 글쓰기는 순전히 상호 합의를 바탕으로 이해되는 기하학적 선형 기호로 만들어진 의사소통 수단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인위적으로 고안된 것이기 때문에, 생소한 기호로부터 특정한 메시지를 합의하기 위해서는 사용 하는 모든 사람의 정신적 노력이 필요하다. 반면에 그림에서는 메시지가 내재되어 있다. 현실적인 묘사나 양식화된 표현 에서부터 추상화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그림의 외형을 ‘읽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노력이 들지만 그림은 글과 다르게 움직임, 색, 형태를 통해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이 전형적 대립을 조화시키려면 그림과 글이 결합하는 모든 작업 과정에서 지식과 기술을 갖춰야 한다.